

«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»은 20세기
한국미술사에서 소홀히 다루어진 작가를 발굴,
재조명해 보다 풍요로운 미술사를 복원하고자
2019년 처음으로 개최된 ‘근대미술가의 재발견’
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.
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“한국 화단에서 드물게 보는
초현실주의적인 체질”을 지녔던
김욱규(金旭奎, 1911-1990),
김종남(金鐘湳, 마나베 히데오(眞鍋英雄),1914-1986),
일유(一有) 김종하(金鍾夏, 1918-2011),
신영헌(申榮憲, 1923-1995), 구로(久路)
김영환(金永煥, 1928-2011),
향보(鄕步) 박광호(朴光浩, 1932-2000)
등 여섯 작가를 소개한다.
이들의 작품은 작가 생전에는
일종의 시대착오나 오리지널의 모방으로 간주되었고,
사후에는 점차 잊혀졌다.
이들은 인간 정신을 옥죄는 구습과 금기를 깨는
도발적인 전위(前衛)를 자청했던
앙드레 브르통(André Breton, 1896–1966)과
그 동료들과 달리,어떤 구심점도 갖지 못했고
집단을 이루어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.
이들은 추상-앵포르멜과 단색화-, 실험미술,
민중미술 등 당대의 전위를 뒤쫓는
후위(後衛)가 되는 대신 차라리 주변에 머물기를 택했고,
광복 이후 현대성 모색과 함께 한국 미술가들에게
피할 수 없는 과제로 주어진 전통의 재발견,
민족적 정체성 추구에 구속되지 않고
알아주는 이 없는 외길을 묵묵히 걸어갔다.
이 같은 고독한 행보는 이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존재하는
인간의 창조 본능을 일깨우는 초현실주의에 매료되었기에 가능했다.
이 작가들의 존재는 대개 구상과 추상,
전통과 현대, 아카데미즘과 전위, 순수와 현실참여 등
이항 대립으로 귀결되고 신화화된
몇몇 거장이나 운동과 단체 중심으로 기술되는
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틈새를 드러내,
그 불연속과 다양성을 새삼 일깨운다는 점에서 더욱 귀하다.
전시는 본격적으로 여섯 명의 작가를 소개하기에 앞서
1920년대 말~1930년대 초 ‘초현실주의’라는 용어가
한국 미술계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,
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이해되고 수용되었는지
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.
출처 : https://www.mmca.go.kr/exhibitions/exhibitionsDetail.do?exhFlag=2&exhId=202501060001882